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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엄마, 나 어깨 높이가 왜 달라?"

2026.02.20 조회 : 34


 

몇 달 전, 중학교 2학년 딸을 데리고 어머니 한 분이 오셨습니다.

​

"원장님, 얘가 거울 보다가 그러더라고요.

어깨가 한쪽이 높은 것 같다고.

처음엔 그냥 가방을 한쪽으로 메서 그런가 했는데...

자세히 보니까 정말 달라 보여서요."

​

교복 입은 아이를 세워놓고 뒤에서 보니,

오른쪽 어깨가 왼쪽보다 확실히 올라가 있었습니다.

허리를 앞으로 숙여보라고 했더니, 등 한쪽이 볼록하게 튀어나왔습니다.

​

X-ray를 찍었습니다.

척추가 S자로 휘어 있었습니다.

척추측만증이었습니다.

 



"저희 애가 자세가 안 좋긴 했는데... 그것 때문인가요?"

​

어머니가 물으셨습니다.

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세요.

자세가 나빠서 척추가 휜 거라고.

​

아닙니다.

​

척추측만증의 80~85%는 특발성입니다.

'특발성'이라는 말은 '원인을 모른다'는 뜻입니다.

자세가 나쁜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,

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.

​

자세가 나쁘면 일시적으로 척추가 기울어져 보이기 시작하고,

자세가 교정되지 않고 지속되면 측만증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.

 


 

어떻게 발견하셨어요?

​

이 어머니는 운이 좋았습니다.

아이가 스스로 거울 보다가 발견했거든요.

​

척추측만증은 아프지 않습니다.

그래서 문제입니다.

​

아이가 "허리 아파요"라고 하면 병원에 데려가시잖아요.

그런데 측만증은 휘어도 안 아파요.

초기에는 본인도 모르고, 부모님도 모릅니다.

옷 입으면 더 안 보이고요.

​

그러다 어느 날 수영장에서, 목욕탕에서, 거울 앞에서

"어? 뭔가 이상한데?" 하고 발견하는 겁니다.

운이 좋으면 학교 건강검진에서 걸리기도 합니다.

​

문제는 늦게 발견하면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.


왜 성장기가 중요한가요?

​

특발성 척추측만증은 주로 10~16세 사이에 발견됩니다.

그리고 대부분 여자아이입니다.

남자아이보다 5~7배 많아요.

​

이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성장과 함께 휘어짐도 빨라지기 때문입니다.

뼈가 자라는 시기에는 측만증도 같이 진행됩니다.

1년에 5도, 10도씩 휘어지기도 해요.

그러다 성장이 끝나면 진행이 멈추거나 느려집니다.

​

그래서 언제 발견하느냐가 중요합니다.

​

휘어진 각도가 20도일 때 발견하면 보조기로 잡을 수 있습니다.

40도, 50도가 되어서야 발견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.

​

이 아이는 25도였습니다.

아직 성장이 남아 있었고요.

다행히 보조기 치료가 가능한 시점이었습니다.

 



치료는 어떻게 하나요?

​

측만증 치료는 각도와 남은 성장에 따라 달라집니다.

​

10~20도: 관찰, 운동, 자세교정

경미한 측만증입니다.

당장 치료는 필요 없지만, 6개월마다 X-ray 찍으면서 지켜봅니다.

더 휘어지는지 확인하는 거예요.

​

이 시기에 측만증 전문 운동(슈로스 운동 등)을 병행하면

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.

​

20~40도: 보조기 착용 고려

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단계입니다.

보조기를 착용해서 척추가 더 휘어지는 것을 막습니다.

보조기는 하루 16~23시간 착용해야 효과가 있습니다.

​

학교 갈 때도, 잘 때도 착용합니다. 아이들이 힘들어해요.

답답하고, 친구들 눈치도 보이고.

하지만 이 시기에 제대로 착용하면 수술을 피할 수 있습니다.

​

40~50도 이상: 수술 고려

보조기로 조절이 안 되거나, 발견 당시 이미 심하게 휘어져 있으면서

심폐기능 저하시에 수술을 고려합니다.

척추에 금속봉을 넣어서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고 고정하는 수술입니다.

​

수술이라고 하면 많이 놀라시는데, 요즘 수술 기법이 많이 발전했습니다.

예전보다 교정도 잘 되고, 회복도 빠릅니다.

 



부모님들께 드리는 말씀

​

우리 아이 척추, 한번 확인해 보세요.

​

아이를 뒤에서 세워놓고 보세요.

어깨 높이가 같은지, 허리 라인이 대칭인지, 골반이 기울어지지 않았는지.

​

앞으로 90도 숙여보라고 해보세요.

등 한쪽이 볼록하게 튀어나오지 않는지.

​

이상해 보이면 X-ray 한 장 찍어보시면 됩니다.

5분이면 알 수 있어요.

​

측만증은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가 쉽습니다.

20도일 때 발견하면 보조기로 잡을 수 있는데,

40도 되어서 발견하면 선택지가 줄어듭니다.

​

"설마 우리 애가"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.

하지만 청소년 100명 중 2~3명은 측만증이 있습니다.

생각보다 흔합니다.

​

아프지 않아서 모르고 지나가는 병입니다.

부모님이 한번 봐주셔야 합니다.


어른도 측만증이 있을 수 있나요?

​

네, 있습니다.

​

어릴 때 발견 못 하고 지나간 측만증이 성인이 되어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.

또는 나이 들면서 퇴행성 변화로 새로 생기는 측만증도 있습니다.

이걸 퇴행성 측만증이라고 합니다.

​

성인 측만증은 아이들과 다릅니다.

성장이 끝났기 때문에 급격히 진행되지는 않아요.

하지만 허리 통증, 다리 저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

척추가 휘면서 신경이 눌릴 수 있거든요.

​

성인의 경우, 휘어진 척추를 펴는 것보다 증상을 조절하는 게 치료 목표입니다.

통증이 심하면 약물치료, 주사치료를 하고,

심한 경우에만 수술을 고려합니다.

​

"어릴 때부터 어깨가 좀 달랐던 것 같은데..."라고 생각되시면 한번 확인해 보세요.

 



마지막으로

​

척추측만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잘 치료됩니다.

무섭거나 창피한 병이 아닙니다.

​

관리하면 되는 병입니다.

​

혹시 우리 아이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,

허리 라인이 비대칭으로 보이거나,

등이 한쪽만 튀어나와 보인다면 한번 확인해 보세요.

​

조금 일찍 발견하면, 훨씬 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.

​

감사합니다.

 

​ 

서울에이스병원 척추센터 이덕구 대표원장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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